bomnae 2005. 10. 25. 17:55
사람마다 가을로 절기가 바뀔 무렵이 되면 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다.
한해가 넘어가는 과정으로 가볍게 생각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서글픈 감정과 함께 허무한 우리네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젊은 청춘들은 예쁘게 빛나는 단풍을 보며 아름다움에 젖는 것으로 머물기도 하겠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 노인이라 불리게 되는 처지가 되면 사람은 어차피 세월이 차면 낙엽처럼 떠나야 하는 것이 정해진 절차라는 것을 인정하게 해 주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 아닌가 한다.
이른봄 소리없이 새순을 돋우고는 비바람을 견디며 여름을 나고, 가을엔 조용히 낙엽을 떨구는 모습을 보여주며 너 스스로를 돌아보라 가르친다. 나무는 홀로 묵묵히 지내고 싶어도 바람이 흔들어 소리를 내게 하고, 장마비가 후려치며 가지와 이파리를 떨구려 애쓰듯 주변의 많은 것들이 가만히 머물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를게 없다. 나무도 전생의 업에 얽매어 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