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에서 소근소근/비처럼 음악처럼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bomnae 2005. 11. 28. 17:49
10년 정도 전에 세상에 소개 되었다가 2003년에 다시 900페이지가 넘는 엄청 두꺼운 책으로 다시 재 탄생했다. 처음 그 책을 보았을 때에는 인디언의 생각, 생활 방법, 자연을 대하는 자세, 모두가 우리가 전에 서부영화만을 보고 짐작했던 그들의 삶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는 느낌 뿐이었다. 이제와서 증보판을 다시 읽어보니, 흰얼굴 부족인 서양인들이 붉은 얼굴 인디언 원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잘못을 했는가는 모두 숨겨버리고, 살인과 폭력을 일삼는 것이 인디언 들의 삶이라고 와전시켜 놓은 모습을 곰곰히 되새기게 한다.
면역력이 전혀 필요없던 환경에서 행복하게 삶을 이어오던 인디언에게 컬럼버스는 지옥으로부터 찾아온 악마였던 것이다. 전염병을 퍼뜨리고, 위스키로서 파멸의 길을 열어 주고 자연을 파괴하고...

"나는 죽음을 걱정하기 위하여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살기위해 이 세상에 왔으며, 내게는 그 어떤 것 보다도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나 아닌 다른 존재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떡갈나무의 삶, 새들의 삶, 바람의 삶... 그 모두가 나의 삶과 다르지 않다. 그것들의 삶이 지상에서 사라진다면 나의 삶 역시 무의미한 것이다."

"나는 땅 끝까지 가 보았네.
물이 있는 곳 끝 까지도 가 보았네.
나는 하늘 끝까지 가 보았네.
산 끝까지도 가 보았네.
하지만 나와 연결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네."

"우리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고 믿는다.우리는 자연 그 자체다. 네발 달린 동물과 두발 달린 동물이 있다. 그런데 우리 두발 달린 동물들이 우연히 더 많은 지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이곳에서 살아야만 한다.우리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대지를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세계관이며, 우리의 세계관이 곧 우리 자신이다."

이미 완성된 수준의 종교를 지닌 순수한 인디언에 대해 나는 너무도 모르고 있었다..

황** 교수가 도마 위에 올라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윤리성을 평가할 주제가 못 되는 처지의 인물들이 서로 뭐 묻었는지를 놓고 침 뱉기를 하고있는 것이다. 사람의 복제는 윤리성에 대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소나 양, 개의 복제는? 사람을 고치는 약을 개발한다는 이유로 수없이 희생을 당하고 있는 죄없는 온갖 짐승들에게는 인간이 현재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마구 대해도 되는 것일까? 인디언에게 묻는다면 그 답은 이미 분명할 것이다. 모두 소중한 것이다.
인간의 생명 만큼 미물의 생명 또한 고귀한 것이다.
영화 "혹성 탈출"에서 보듯이 만일 인간이 주도권을 잃는다면 인간 역시 약품개발을 위한 실험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릴적 아파치, 코만치 하면서 호전적이고 위협적인 종족으로 조작되어 서부영화 속에 나왔던 인디언들 모두는 평화를 사랑하고, 자연 보호에 앞장서는 어찌 보면 수 백년을 앞서간 대단한 종족이었는데, 이젠 서양인의 농간에 놀아나서, 삶의 터전을 모두 빼앗기고,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흰 얼굴 추장(대통령)을 앞 세우고 살인과 온갖 거짓과 파괴를 일삼은 그들의 죄악상은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밝힐 필요가 있다. 중동지방에서 석유 이권을 배경으로, 살인과 무력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려는 지혜(?)쌓기는 서부개척시대부터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