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nae 2010. 4. 20. 08:30

어론리 앞마당에 곤줄박이 몇 마리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집을 마무리 할 무렵 갑자기 집안으로 날아 들어와 유리창에 몇 번 부딪히다가 무사히 빠져나가며 잠시나마 안타깝게 했던 순간이 다시 떠올랐다.

지난해 싱크대 배기관에 둥지를 틀었다가 우리 때문에 새끼치기를 실패한 녀석들이 다시 돌아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집 주변을 부지런히 맴돌며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배기관을 망으로 막아버렸으니 나무 위나 다른 곳에 둥지를 틀겠지만, 주말에만 들러서 소란스럽게 있다가 돌아가 버리는 우리들이 행여나 지난해처럼 새끼치기에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주일 전 주말, 풍암리 방앗간 콘크리트 지붕 슬래브 아래에서 제비집 두 채를 발견하고는 도대체  몇 년만에 보는거야 하며 아내랑 무척 반가워 했다. 아직 어론리에서 본적도 없는 제비가 우리 집에 둥지를 트는 것 까지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
둥지는 아니더라도 이른 아침마다 어떤 녀석이든 재재거리는 새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를 해본다.
물을 먹으려 허밍버드가 집 주변으로 날아드는 모습을 미국 여행 중에 몇 번 보았던 아내는 우리도 새집이나 먹이줄 수 있는 뭘 만들어 보자고 한다. 집 짓고 남은 나무로 새집을 지어보려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받아놓고는 아직 시간이 없어 머릿속에서만 만들어 보고 있다
.
 

새집을 인공으로 만들어 걸어주는 것이 새의 번식을 도와 자연보호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인지, 오히려 방해를 하는 것인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야성을 잃지 않게 해 주면서 생존에 지장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란 결코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