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에서 소근소근/비처럼 음악처럼
장난감을 들여 놓으니..
bomnae
2006. 1. 27. 18:12

15~20년 전 세월을 보낸 낡은 필름도 디지털 기술로 눈가림을 해 주어 엊그제 찍은 듯한 색감을 놀라울 수준으로 되살려 내니 참 좋은 세상이다.
사진은 정말 다양한 기능을 감추고 있다. 한 가족이 살아온 이야기를 모두 간직하고 있다가, PC 모니터에 생생한 느낌으로 살려내고, 아득히 잊었던 시절로 잠시나마 되 돌려주니 반갑기도 하고, 지난 세월을 조용히 반성도 하게 해주니 고맙기도 하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모니터로 보는 것과는 느낌에 차이가 많다. 빛을 내는 모니터가 훨씬 생동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찍어 둔 필름이 만만치 않게 많이 있어 당분간 어른이(?) 장난감으로는 Very Good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는 머지않아 겨울방학이 끝나 다시 학교로 내려가고, 나는 다시 작은 녀석과 둘이서 지내게 되더라도 시간죽이기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친구 겸 장난감을 내 곁에 마련해 두었다고 안심하는 눈치다. 하지만, 홀로 객지에서 지내게 아내를 내쫓는 듯한 답답한 마음을 감싸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저 스캔한 낡은 필름이 잊었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아주고 오랫동안 잊었던 이야기를 아내와 나눌수 있는 불쏘시기가 되어 주기만을 기대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