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 11. 18:30

미국 구경을 하고나니...

연말 연시를 생전 처음으로 해외에서 보내고 돌아오니 정신없이 돌아다닌 시간이 조금씩 정리가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씩 기억이 지워져 가고 있어 다행이다.
미국 여행 중에 느낀 것이 무엇이었나를 돌아보면,

1. 미국은 역시 큰 나라더라.
2. 미국의 미래는 그다지 밝기만하지는 않다. 어두운 면을 짧은 시간 내에 들여다 볼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다.
3. 겉으로는 자연보호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다 보면, 물자나 자원의 낭비가 심각해 보인다
4. 원주민(인디언+온갖 짐승, 숲, 등등)들로부터 공짜로 빼앗아서 마구 훼손해 왔다. 덕분에 여행을 편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5. 자발적으로 지키고, 양보할 줄도 아는 교통질서를 보면, 어떤 면에서는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도 있다.
6. 안전이나 사생활 보호관점에서 필요한지는 몰라도 유치원 초등학교가 철망으로 막혀 있고,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보면 어두운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7. 유색인종을 멸시하는듯한 분위기
8. 자유 분방한 사고방식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다양한 건물의 외관, 간판, 실내 인테리어, 조명. 남하 듯하면 도태되고 말듯한 치열한 경쟁사회
9. 생각보다 훨씬 싼 물가
10. 차로 시작해서 차로 끝나는 생활 환경. 차가 없으면 절름발이, 어려운 나라.
11.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돈만있으면 아주 살기 편한 나라.
12. 공산품을 대강 만들면 절대 팔리지 않을 것 같은 나라
13. 물자는 흔하나, 사람이 손을 대야하는 일은 엄청 비싼 나라
14. 영화를 만들때도 그렇고, 자존심으로 가득한 나라
15.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제대로 돌아보려면 한없이 시간이 걸릴 나라.
16. Fast food사의 각축장
17. 온갖 과일과 야채가 넘쳐 나니 채식주의자에게는 천국. 육식주의자에게도 마찬가지.

수박 겉핥기를 하고 오니 짧았던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가는 곳마다 거칠고 황량한 풍광, 텅 비어 한없이 펼쳐진 데스 벨리가 부족한 삶 속에서도 천국처럼 살고 있는 라다크로 내 마음을 옮겨 주었다.
잘산다는 나라에 가서 못사는 사람들이 또 다시 부러워짐을 느꼈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