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을 이루며…

홍천에 시골생활을 위한 집 짓기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기 이를 데가 없어서, 머릿속에 집을 짓기 시작하던 순간부터 집을 짓는 두달 남짓 되는 기간 내내 이런 저런 망설임이 나를 괴롭혔다. 기왕에 집을 짓는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때가 되면 시골에서 조용히 살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돈 들일 필요가 있을까? 어디까지가 낭비이고, 사치인가? 나중에 혹시 정리를 하게 될 경우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할까?
집 한 채도 거느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쩌다가 욕심을 내다보니 비록 크지는 않다고 하나 두 채를 거느린 사치스런 사람이 된 것이다.
처음 기초 공사를 시작할 무렵 동네 어른들은 땅 넓은데 크게 짓지 그러냐고 한마디씩을 하셨지만, 이제는 주로 둘이서만 지낸다면 적당하겠다 라고 기준이 바뀌었다. 기초를 닦을 때 손바닥 같던 바닥면적이 외형을 갖추면서 제법 커 보이는 것도 있겠고, 작더라도 방이 두 개라면 웬만한 손님 맞이는 되겠다는 공감을 하게 된 탓이리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구들방에 대해서, 나이든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 구들방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기에 그렇겠지만, 장작을 앞으로 어떻게 댈꺼냐고 걱정을 하면서도 구들방 만든 건 잘한거라고 한편으로는 인정을 해 주신다.
지난 겨울, 주변의 산 주인과 산림청에서 나무를 벌목하며 근처의 산과 옆 개울을 많이 망가뜨려 걱정을 했었는데, 얼마전 도롱뇽 알을 발견하고는 아내가 무척 반가워했다. 한 두 해 지나면 집 주위와 뒷 골짜기는 웬만큼 회복이 되겠지만, 나 역시 공해를 유발하는 새로운 근원 중에 하나로 슬그머니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어차피 옛날로 되돌릴 수는 없게 되었고, 어떻게든 환경을 보존하도록 조심하면서 최소한으로 지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들은 어떤 꿈을 꾸면서 살고 있을까? 물론 본인이 처한 수준보다 더욱 행복을 느끼기 위한 방편을 찾는 것을 꿈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룬 작은 꿈이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며 또 다른 꿈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새로 생겨나는 꿈이 그저 꿈으로 머물게 될지, 남이 보면 배부른 자의 커다란 욕심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이룰 수 있는 소박한 수준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