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에서 소근소근/비처럼 음악처럼'에 해당되는 글 121건
- 2005.11.03 Bonus로 무대리 또 만나기...
- 2005.11.01 무용해 대리가 열어주는 하루 1
- 2005.10.30 Out of Africa
- 2005.10.25 가을이 오면
- 2005.10.24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 2005.10.12 평생(平生)
- 2005.10.11 취장 (取長)
- 2005.10.11 득의 (得宜)
- 2005.10.11 도연명(陶淵明)
- 2005.10.11 공평(公平)
마순신 부장의 표정을 분석하기위한 Bon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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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매봉 지하철역 앞에는 Metro신문이 기다리고있다.
일간 신문의 기사라는것이 짜증나게하는 정치면, 억지로 지어낸듯한 연예인들의 뒷 이야기 같은 쓰레기로 채워지고있다고 느껴져, 집에는 신문을 끊어버린지 오래되었다. TV 뉴스도 스포츠 소식만 잠시보고는 꺼버리고 지내니 너무 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게 아닌가 해서 Metro의 몇 페이지는 대강 훑어본다. 그중 중요한 볼거리가 바로 "무대리" 라는 연재 만화다.
(어쩌다 신문이 다 떨어지더라도 걱정은 안해도 된다. http://cartoon.daganda.com/ 로 가면 지난호에 실린것도 모두 볼 수 있으니, 인터넷의 강국 대~~한민국은 역시 좋은나라다. 원래 "스포츠 서울"에 "용하다 용해"라는 만화로 연재 되었던것을 리바이벌 하는것이다. "용하다 용해" 역시 같은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거기에서도 아직 대리 신세로 머물고 있다. 진급을시키면 만화를 끝내야 하니까..)
강주배라는 작가는 우리나라 만화계에 몇 안되는 천재로 꼽을 만한 인재가 아닌가 한다. 독자를 마구 끌고 다니다가 멋진 반전으로 마무리를 하는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좌충우돌 회사생활에 시달리고 있고, 직장 상사인 마순신 부장에 찍혀 언제 진급을 하게될지 모르지만, 가끔은 친구의 어려움에 함께 마음을 나누기도하는 다정한 마음씨가 드러나기도 한다. 연재가 끊길까 걱정이된다. 아내도 애들도 무대리 만화의 열성 팬이기에.. .하루를 웃으며 열수있게 해주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월급쟁이의 숨은 비애를 공감하게 해주는 걸작이 연속으로 이어지고있어 아침이 늘 기다려진다.
일간 신문의 기사라는것이 짜증나게하는 정치면, 억지로 지어낸듯한 연예인들의 뒷 이야기 같은 쓰레기로 채워지고있다고 느껴져, 집에는 신문을 끊어버린지 오래되었다. TV 뉴스도 스포츠 소식만 잠시보고는 꺼버리고 지내니 너무 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게 아닌가 해서 Metro의 몇 페이지는 대강 훑어본다. 그중 중요한 볼거리가 바로 "무대리" 라는 연재 만화다.
(어쩌다 신문이 다 떨어지더라도 걱정은 안해도 된다. http://cartoon.daganda.com/ 로 가면 지난호에 실린것도 모두 볼 수 있으니, 인터넷의 강국 대~~한민국은 역시 좋은나라다. 원래 "스포츠 서울"에 "용하다 용해"라는 만화로 연재 되었던것을 리바이벌 하는것이다. "용하다 용해" 역시 같은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거기에서도 아직 대리 신세로 머물고 있다. 진급을시키면 만화를 끝내야 하니까..)
강주배라는 작가는 우리나라 만화계에 몇 안되는 천재로 꼽을 만한 인재가 아닌가 한다. 독자를 마구 끌고 다니다가 멋진 반전으로 마무리를 하는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좌충우돌 회사생활에 시달리고 있고, 직장 상사인 마순신 부장에 찍혀 언제 진급을 하게될지 모르지만, 가끔은 친구의 어려움에 함께 마음을 나누기도하는 다정한 마음씨가 드러나기도 한다. 연재가 끊길까 걱정이된다. 아내도 애들도 무대리 만화의 열성 팬이기에.. .하루를 웃으며 열수있게 해주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월급쟁이의 숨은 비애를 공감하게 해주는 걸작이 연속으로 이어지고있어 아침이 늘 기다려진다.

카렌과 데니스,
그들의 사랑은 오래지 못했다. 하지만, 모짜르트 음악을 곁에 두고 그들은 모든걸 잊고 서로에게 빠져든다.
음악이 그들을 이끌어준걸까?
카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니 작가에게 묻는다면 정답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나는 드넓은 초원이 그들을 감싸며 서로 가까이 다가가게 해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년전 인도의 서쪽을 하루 종일 차로 이동을 하면서 몬순이 남겨준 초록의 천국을 본적이 있다. 그 초록의 장관을 잊어본 적이 없다. 아마 초록의 지평선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나 한다. 우리나라도 김제 평야를 가더라도 끝없이 펼처진 초록의 지평선을 맛볼 수 있지만, 인도에서 본 초원은 전혀 색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인공의 초록과 자연이 만들어낸 초록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화학염료와 천연 물감의 차이 같은것...
돌아오고 나서야 대자연의 위대함을 뒤늦게 깨닫기는 했지만, 이제 언제 다시 그런 장관을 보러 갈 수 있게될까 모르니 아쉽다.
그런 광경을 다시 보게 되더라도 처음의 감동은 되살리지 못할 것만 같다. 그래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좀더 새로운 느낌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라다크 지방을 아내와 차에 몸을 싣고 둘러 보던 때도 눈덮힌 산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보다는 시냇물 졸졸 흐르는 골짜기마다 자리잡고 이어져 있는 작은 녹색 조각들이 한없이 다정스럽고 평화롭게 보이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기회가 되면, 아내랑 그간 밀렸던 대화를 나누며 함께 종일토록 드넓은 몽골의 초원을 걸어보고 싶다. 끝없이 펼처진 초록의 평원, 머릿속으로 그려만봐도 황홀한 여행길이다. 아직 몽골에 대해 모르기에 이렇게 막연히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비행기 사고는 카렌과 데니스가 부부 되기를 기다리지 않았지만, 세월이 두사람에게 기회를 주었다면 좀더 나이가 든 후 서로 양보 하면서, 모두가 부러워할 가정을 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스토리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 영화는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다.
그들의 사랑은 오래지 못했다. 하지만, 모짜르트 음악을 곁에 두고 그들은 모든걸 잊고 서로에게 빠져든다.
음악이 그들을 이끌어준걸까?
카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니 작가에게 묻는다면 정답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나는 드넓은 초원이 그들을 감싸며 서로 가까이 다가가게 해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년전 인도의 서쪽을 하루 종일 차로 이동을 하면서 몬순이 남겨준 초록의 천국을 본적이 있다. 그 초록의 장관을 잊어본 적이 없다. 아마 초록의 지평선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나 한다. 우리나라도 김제 평야를 가더라도 끝없이 펼처진 초록의 지평선을 맛볼 수 있지만, 인도에서 본 초원은 전혀 색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인공의 초록과 자연이 만들어낸 초록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화학염료와 천연 물감의 차이 같은것...
돌아오고 나서야 대자연의 위대함을 뒤늦게 깨닫기는 했지만, 이제 언제 다시 그런 장관을 보러 갈 수 있게될까 모르니 아쉽다.
그런 광경을 다시 보게 되더라도 처음의 감동은 되살리지 못할 것만 같다. 그래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좀더 새로운 느낌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라다크 지방을 아내와 차에 몸을 싣고 둘러 보던 때도 눈덮힌 산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보다는 시냇물 졸졸 흐르는 골짜기마다 자리잡고 이어져 있는 작은 녹색 조각들이 한없이 다정스럽고 평화롭게 보이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기회가 되면, 아내랑 그간 밀렸던 대화를 나누며 함께 종일토록 드넓은 몽골의 초원을 걸어보고 싶다. 끝없이 펼처진 초록의 평원, 머릿속으로 그려만봐도 황홀한 여행길이다. 아직 몽골에 대해 모르기에 이렇게 막연히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비행기 사고는 카렌과 데니스가 부부 되기를 기다리지 않았지만, 세월이 두사람에게 기회를 주었다면 좀더 나이가 든 후 서로 양보 하면서, 모두가 부러워할 가정을 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스토리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 영화는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다.
사람마다 가을로 절기가 바뀔 무렵이 되면 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다.
한해가 넘어가는 과정으로 가볍게 생각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서글픈 감정과 함께 허무한 우리네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젊은 청춘들은 예쁘게 빛나는 단풍을 보며 아름다움에 젖는 것으로 머물기도 하겠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 노인이라 불리게 되는 처지가 되면 사람은 어차피 세월이 차면 낙엽처럼 떠나야 하는 것이 정해진 절차라는 것을 인정하게 해 주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 아닌가 한다.
이른봄 소리없이 새순을 돋우고는 비바람을 견디며 여름을 나고, 가을엔 조용히 낙엽을 떨구는 모습을 보여주며 너 스스로를 돌아보라 가르친다. 나무는 홀로 묵묵히 지내고 싶어도 바람이 흔들어 소리를 내게 하고, 장마비가 후려치며 가지와 이파리를 떨구려 애쓰듯 주변의 많은 것들이 가만히 머물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를게 없다. 나무도 전생의 업에 얽매어 있기 때문일까?

이른봄 소리없이 새순을 돋우고는 비바람을 견디며 여름을 나고, 가을엔 조용히 낙엽을 떨구는 모습을 보여주며 너 스스로를 돌아보라 가르친다. 나무는 홀로 묵묵히 지내고 싶어도 바람이 흔들어 소리를 내게 하고, 장마비가 후려치며 가지와 이파리를 떨구려 애쓰듯 주변의 많은 것들이 가만히 머물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를게 없다. 나무도 전생의 업에 얽매어 있기 때문일까?


그가 세상을 뜬 것이 74년도 10월24일이라고 하니 31주기가 이미 지났다. 당시는 우리나라에 카세트 테이프가 팔리기 시작했던 초창기로 기억이 되는데, 성음사에서 판매하던 것을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구식 일제 파나소닉 카세트 플레이어로 들었으니 물론 Mono였다.
얼마되지 않아서 삼성에서 포터블로 카세트+라디오를 군대 면세품으로 구입해서 조금 큰 스피커로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Dolby System도 들어가 있지 않았으니 원시적인 수준이었지만, 음질이 그저 좋기만 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우연히 가게에서 구입을 했었고, 연주가를 골라 들을 수준이 못되던 시절에 – 지금도 그때에 비해 실력이 향상되었다고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 다행스럽게도 그런 연주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머피가 잠시 외출을 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다른 연주가의 연주로 들어보면 어딘가 어색하고 나사못이 빠져있는 듯한 음색이나, 부자연스러운듯한 템포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워낙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탄탄하고, 중심이 잡힌 듯한 연주가 좋다는 당연한 이유 + 같은 연주가의 연주를 계속 들었기에 귀에 익숙해 진 것임을 오랜 뒤에 이런 저런 기회에 방송을 통해서, 음악관련 잡지에서 알게 되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Spring) 을 전에 자주 들었던 예후디 메뉴힌과 빌헬름 캠프가 연주한 LP로 들어보면 따스한 봄날의 햇살과 평온을 실감 할 수 있으나, 다른 이들의 연주는 그렇게 감명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피아노 곡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오래전에 반 클라이번이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LP를 가지고 있었는데 - 8번, 14번, 23번 - 모두 유명한 곡이라서 다른 연주가의 연주로도 자주 들을 수 있지만 한동안은 다른 연주가의 연주가 퍽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아노 곡은 높은 음 건반을 때리는 음이 탁한 음색이 나기 때문에 탁탁 판을 때리는듯한 음이 듣기 싫어서 멀리 했었다가 언젠가 반 클라이번의 연주를 들어본 이후 그러한 선입견이 완전히 지워지게 되어 피아노 곡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몇몇 유명한 연주가는 본인 전용의 피아노를 싣고 다니며 연주회를 갖는다고 하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글랜 굴드나 구 소련 출신의 블라드미르 호로비츠가 그러한 피아니스트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호로비츠의 피아노를 쳐 본 해설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무심히 건반을 두들겨보았는데 그 피아노의 음이 바로 호로비츠가 내던 소리더라….
자신이 좋아하는 음색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특색을 찾아낼 수 있는 것도 천재니까 할 수 있는 것인지도…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이도 별로 없으면서 지금도 연주가를 가리고 있는 것은 어쩐지 첫걸음을 잘못 들여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면서도 귀에 익숙치 않은 연주가의 연주를 듣게 될적마다 그러려니 하는 선입견이 앞서있으니 이런 것이 바로 프로와 어설픈 아마추어의 차이가 아닌가 해 본다.
나는 평생 이익을 보면 부끄럽지 않을까 생각했고, 일은 어렵다고 사양하지 않았다.
행동은 구차하게 용납되려 하지 않았다. 허물을 적게 하려고는 했지만 잘되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은 거울이 물건을 비추는 것과 같아 능히 사소한 기미도 볼 수가 있다.
취하고 버림을 반드시 결단하는 것은 밝은 것이다.
용기는 밝음에서 나온다. 밝으면 미혹되지않는다. 미혹되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吾平生見利思恥, 事不辭難, 行不苟容. 欲寡其過, 而未能也. 人心如鑑照物, 能見於幾微.
趨捨必決者明也. 勇生於明, 明則不感. 不感則不動.
-허목(許穆, 1595~1682), 「오리이상국유사 梧里李相國遺事」
*************
누구나 이런 생각으로 살다가 생을 마무리하겠노라 하며 마음자리 가꾸기를 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행동은 구차하게 용납되려 하지 않았다. 허물을 적게 하려고는 했지만 잘되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은 거울이 물건을 비추는 것과 같아 능히 사소한 기미도 볼 수가 있다.
취하고 버림을 반드시 결단하는 것은 밝은 것이다.
용기는 밝음에서 나온다. 밝으면 미혹되지않는다. 미혹되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吾平生見利思恥, 事不辭難, 行不苟容. 欲寡其過, 而未能也. 人心如鑑照物, 能見於幾微.
趨捨必決者明也. 勇生於明, 明則不感. 不感則不動.
-허목(許穆, 1595~1682), 「오리이상국유사 梧里李相國遺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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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런 생각으로 살다가 생을 마무리하겠노라 하며 마음자리 가꾸기를 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감나무를 심었다. 열매가 많은 것은 알이 작았고, 열매가 드문 것은 알이 굵었다. 나중에는 같이 잘 자라 그늘이 지기에 하나를 베어버리려 하니, 알이 작은 것은 싫지만 많은 것이 아깝고, 열매가 드문 것은 미워도 그 알이 굵은 것은 아까웠다. 내가 말했다. “둘 다 그대로 두어라. 비록 단점이 있더라도 장점을 취할 뿐이다”
翁種枾, 其實多者細, 實稀者大. 旣而同繁翳而將去一. 惡其細則惜其多,
惡其稀則惜其大. 翁曰 : “兩留之. 雖有其短取長而己矣.”
-이익(李瀷, 1681~1763), 「관물편觀物篇」
+++++++++++++++++++++++
회사를 이끌어감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직원을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게 마련이고, 그 숨겨진 능력이 회사가 어려울 때 중요한 역활을 하며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잠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해서 어렵게 함께 회사를 지켜온 동료를 서슴없이 떨구어내는 지금 같은 사회나 회사의 분위기에서 어떻게 Loyalty를 기대할 수 있을까?
翁種枾, 其實多者細, 實稀者大. 旣而同繁翳而將去一. 惡其細則惜其多,
惡其稀則惜其大. 翁曰 : “兩留之. 雖有其短取長而己矣.”
-이익(李瀷, 1681~1763), 「관물편觀物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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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이끌어감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직원을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게 마련이고, 그 숨겨진 능력이 회사가 어려울 때 중요한 역활을 하며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잠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해서 어렵게 함께 회사를 지켜온 동료를 서슴없이 떨구어내는 지금 같은 사회나 회사의 분위기에서 어떻게 Loyalty를 기대할 수 있을까?
새의 즐거움은 깊은 숲 속에 있고 물고기의 즐거움은 깊은 물에 있다.
물고기가 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새까지 깊은 못으로 옮겨서는 안된다.
새가 숲을 사랑함을 가지고 물고기마저 깊은 숲으로 옮겨서도 안된다.
새로써 새를 길러 숲속의 즐거움에 내맡겨두고, 물고기를 보고 물고기를
알아 강호의 즐거움을 제멋대로 하도록 놓아두어, 한 물건이라도 있어야
할 곳을 잃지 않게 하고 모든 것이 제각기 마땅함을 얻도록 해야 한다.
鳥樂在於深林, 魚樂在於深水. 不可以魚之愛水. 徒鳥於深淵. 不可以鳥之
愛林, 徒魚於深數. 以鳥養鳥, 任之於林數之娛, 觀魚知魚, 縱之於江湖之樂.
使一物不失其所, 群情各得其宜.
-이자현 (李資玄, 1061~1125), 제이표 第二表」
물고기가 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새까지 깊은 못으로 옮겨서는 안된다.
새가 숲을 사랑함을 가지고 물고기마저 깊은 숲으로 옮겨서도 안된다.
새로써 새를 길러 숲속의 즐거움에 내맡겨두고, 물고기를 보고 물고기를
알아 강호의 즐거움을 제멋대로 하도록 놓아두어, 한 물건이라도 있어야
할 곳을 잃지 않게 하고 모든 것이 제각기 마땅함을 얻도록 해야 한다.
鳥樂在於深林, 魚樂在於深水. 不可以魚之愛水. 徒鳥於深淵. 不可以鳥之
愛林, 徒魚於深數. 以鳥養鳥, 任之於林數之娛, 觀魚知魚, 縱之於江湖之樂.
使一物不失其所, 群情各得其宜.
-이자현 (李資玄, 1061~1125), 제이표 第二表」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집 '인연'에서 옮겨온 글이다.
세상살이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을 읽으면 반성도 하게되고, 닮고 싶은 욕심도 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읽을 때 느꼈던 절실한 감정은 슬그머니 마음속에서 떠나버린다.
선생님께서 50이 다 되셨을때 남기신 글이니 오늘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하셨을 것이다. 누구나 50대에 이르면 한 두번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가 하는 공감이 간다. 제대로 들어선 길인가, 아닌가?
++++++++++++++++++++++
陶淵明
지난 정월 나는 이런 말을 썼다. 사람을 대할 때면 언제나 웃는 낯을 하겠다고. 그러나 지난일 년 동안 웃는 낯을 갖지 못한 때가 많았다.
나의 미소는 교만한 얼굴, 탐욕에 찬 얼굴, 무서운 얼굴에 부딪치면 그만 얼어버리고 말았다.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여 보려고도 하였으나 그 웃음은 허위의 웃음이 되고 말았다.
나는 무표정한 사람이 되어가고있다. 나는 사람을 대할 흥미조차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남이 듣기 좋으라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수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난다.
나는 도시가 줄 수 있는 향락을 싫어한다. 그 많은 요리집도, 당구장도, 댄스 홀도, 나에게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찬란하게 차린 여자들도 나에게는 아무 매력이 없다. 영화 구경도 싱거워졌다. 자동차가 연달아 달리는 길을 한번 걷는다는 것은 큰 고통이요, 버스를 탄다는 것도 여간 끔찍한 노릇이 아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커다란 간판들이 눈에 거슬리고, 분에 넘치게 사는 꼴들도 보기가 싫다.
누구의 글귀던가.
이경무다반종화 (二頃無多半種花 이경 밭이 많지는 않으나, 반은 꽃을 심다)라 하였다. 나는 우리집 온 마당에 꽃을 심었다. 울타리 밑에 국화도 심었다. 그러나 유연히 남산을 보는 심경은 되어 있지 않다. 나는 그저 오늘도 도연명(陶淵明)을 생각한다.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젊어서부터 속세에 맞는 바 없고,
성품은 본래 산을 사랑하였다.
잘못 도시 속에 빠져
삼십 년이 가버리다.
이것은 귀향한 뒤에 쓴 시의 구절이다. 이보다 먼저 그가 쓴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 중에는 다음과 같은 시구가 있다.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세상과 나와 서로 다르거늘,
다시 수레를 타고 내 무엇을 구할 것인고.
나도 이 진의(眞意)를 못 깨달은 바 아니지마는, 아직도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나에게는 고향이라고 할 고향이 없다.
양자강 남안(揚子江 南岸)에 있는 노산(蘆山)이라는 곳, 그에게는 아름다운 고향이 있었다. 당시 동진(東晋)에는 끊임없는 정쟁(政爭)이 있었으나, 농촌은 평화로웠던 모양이다.
애애원인촌 의의허리연(曖曖遠人村 依依墟里煙 어스름 어슴프레 촌락이 멀고, 가물가물 올라오는 마을의 연기), 그리고 그에게는 다행히도 방택십여묘 (方宅十餘畝)와 초옥팔구간(草屋八九間)이 있었다.
아직 채 내 소유가 되지 못하였지만 지금 살고 있는 아홉 평 집을 팔면 충청도 어느 시골에다 초옥팔구간 (草屋八九間)을 마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태십여묘(方숨十餘畝)도 껴서 살수 있을는지
또 하나 도연명이 부러운 것은 언제나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一觴雖獨進
杯盡壺自傾
혼자서 술을 마시지마는
잔이 비어지면 병을 기울인다
나는 멋진 글을 못 써 볼 것이다. 그러나 시골로 가면
짐승들 잠들고
물소리 높아가오
인적 그친 다리 위에
달빛이 진해 가오
거리낌 하나도 없이
잠 안 오는밤이요.
예전에 내가 지은 이런 시조는 다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연명(陶淵明)은 41세에 귀거래 (歸去來) 하였다. 나는 내일 모레 50이 되는데 늙은 말 같은 이몸을 채찍질하며 잘못 들어선 길을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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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을 읽으면 반성도 하게되고, 닮고 싶은 욕심도 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읽을 때 느꼈던 절실한 감정은 슬그머니 마음속에서 떠나버린다.
선생님께서 50이 다 되셨을때 남기신 글이니 오늘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하셨을 것이다. 누구나 50대에 이르면 한 두번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가 하는 공감이 간다. 제대로 들어선 길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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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淵明
지난 정월 나는 이런 말을 썼다. 사람을 대할 때면 언제나 웃는 낯을 하겠다고. 그러나 지난일 년 동안 웃는 낯을 갖지 못한 때가 많았다.
나의 미소는 교만한 얼굴, 탐욕에 찬 얼굴, 무서운 얼굴에 부딪치면 그만 얼어버리고 말았다.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여 보려고도 하였으나 그 웃음은 허위의 웃음이 되고 말았다.
나는 무표정한 사람이 되어가고있다. 나는 사람을 대할 흥미조차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남이 듣기 좋으라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수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난다.
나는 도시가 줄 수 있는 향락을 싫어한다. 그 많은 요리집도, 당구장도, 댄스 홀도, 나에게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찬란하게 차린 여자들도 나에게는 아무 매력이 없다. 영화 구경도 싱거워졌다. 자동차가 연달아 달리는 길을 한번 걷는다는 것은 큰 고통이요, 버스를 탄다는 것도 여간 끔찍한 노릇이 아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커다란 간판들이 눈에 거슬리고, 분에 넘치게 사는 꼴들도 보기가 싫다.
누구의 글귀던가.
이경무다반종화 (二頃無多半種花 이경 밭이 많지는 않으나, 반은 꽃을 심다)라 하였다. 나는 우리집 온 마당에 꽃을 심었다. 울타리 밑에 국화도 심었다. 그러나 유연히 남산을 보는 심경은 되어 있지 않다. 나는 그저 오늘도 도연명(陶淵明)을 생각한다.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젊어서부터 속세에 맞는 바 없고,
성품은 본래 산을 사랑하였다.
잘못 도시 속에 빠져
삼십 년이 가버리다.
이것은 귀향한 뒤에 쓴 시의 구절이다. 이보다 먼저 그가 쓴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 중에는 다음과 같은 시구가 있다.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세상과 나와 서로 다르거늘,
다시 수레를 타고 내 무엇을 구할 것인고.
나도 이 진의(眞意)를 못 깨달은 바 아니지마는, 아직도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나에게는 고향이라고 할 고향이 없다.
양자강 남안(揚子江 南岸)에 있는 노산(蘆山)이라는 곳, 그에게는 아름다운 고향이 있었다. 당시 동진(東晋)에는 끊임없는 정쟁(政爭)이 있었으나, 농촌은 평화로웠던 모양이다.
애애원인촌 의의허리연(曖曖遠人村 依依墟里煙 어스름 어슴프레 촌락이 멀고, 가물가물 올라오는 마을의 연기), 그리고 그에게는 다행히도 방택십여묘 (方宅十餘畝)와 초옥팔구간(草屋八九間)이 있었다.
아직 채 내 소유가 되지 못하였지만 지금 살고 있는 아홉 평 집을 팔면 충청도 어느 시골에다 초옥팔구간 (草屋八九間)을 마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태십여묘(方숨十餘畝)도 껴서 살수 있을는지
또 하나 도연명이 부러운 것은 언제나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一觴雖獨進
杯盡壺自傾
혼자서 술을 마시지마는
잔이 비어지면 병을 기울인다
나는 멋진 글을 못 써 볼 것이다. 그러나 시골로 가면
짐승들 잠들고
물소리 높아가오
인적 그친 다리 위에
달빛이 진해 가오
거리낌 하나도 없이
잠 안 오는밤이요.
예전에 내가 지은 이런 시조는 다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연명(陶淵明)은 41세에 귀거래 (歸去來) 하였다. 나는 내일 모레 50이 되는데 늙은 말 같은 이몸을 채찍질하며 잘못 들어선 길을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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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는 만물에 있어 좋은 것만 다 가질 수는 없게 하였다.
때문에 뿔 있는 놈은 이빨이 없고, 날개가 있으면 다리가 두 개뿐이다.
이름난 꽃은 열매가 없고, 채색 구름은 쉬 흩어진다.
사람에 이르러서도 또한 그러하다.
기특한 재주와 빼어난 기예로 뛰어나게 되면 공명이 떠나가 함께하지 않는 이치가 그러하다.
天地之於萬物也, 使不得專其美. 故角者去齒, 翼則兩其足, 名花無實, 彩雲易散. 至於人亦然. 비之以奇才茂藝, 則革功名而不與, 理則然矣.
-이인로(李仁老, 1152~1220). 『파한집破閑集』
때문에 뿔 있는 놈은 이빨이 없고, 날개가 있으면 다리가 두 개뿐이다.
이름난 꽃은 열매가 없고, 채색 구름은 쉬 흩어진다.
사람에 이르러서도 또한 그러하다.
기특한 재주와 빼어난 기예로 뛰어나게 되면 공명이 떠나가 함께하지 않는 이치가 그러하다.
天地之於萬物也, 使不得專其美. 故角者去齒, 翼則兩其足, 名花無實, 彩雲易散. 至於人亦然. 비之以奇才茂藝, 則革功名而不與, 理則然矣.
-이인로(李仁老, 1152~1220). 『파한집破閑集』